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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조의 아름다움 – 청나라 궁정의 격사(緙絲)와 자수 전시

  • #자수

전시소개

청나라 궁정의 격사(緙絲) 자수는 본원의 중요한 소장품 구성 요소입니다. 격사는 예로부터 귀중한 견직물로 여겨졌으며, 늦어도 당나라 시대에는 격사 기법이 기존의 털로 만든 직물뿐만 아니라 비단 직물에도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기법은 날실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씨실을 끊어가며 무늬를 직조하는 방식입니다. 송대 이후, 격사의 장식성과 실용성이 크게 향상되었으며, 점차 감상을 위한 순수한 예술품으로 변화하였습니다. 또한, 송대는 자수 기술이 성숙한 시기로, 감상용 수화(繡畫, 수를 놓아서 만든 그림)는 정교하고 사실적인 표현을 특징으로 합니다. 이때부터 예술적인 격사 자수는 명가의 서화를 원본으로 삼아 제작되었으며, 그 소재 또한 산수, 화조, 인물 등으로 다양하게 확장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본원이 소장한 청나라 궁정의 격사 자수 작품을 엄선하여 세 개의 주제로 구성되었습니다. 첫 번째 주제는 청나라 궁정에 소장된 고대 격사와 자수로, 송대 격사 명품뿐만 아니라 송대 격사로 여겨져 청궁에 유입된 명대 복고풍 격사 작품도 포함됩니다. 명대 후기에 민간에서 개인 소장의 유행이 확산되면서, 강남 지역에서는 복고풍 격사가 크게 유행하였고, 일부 작품은 진상이나 생일 축하 등의 경로를 통해 청궁으로 유입되었습니다. 본원 소장품을 통해, 송대 서예가의 이름을 빌린, 예를 들면 미불(米芾, 1051-1108)의 서풍을 바탕으로 제작된 서예 격사 작품과, 명대 화조화 화가 여기(呂紀, 약 1439-약 1504)의 화풍을 기반으로 한 화조화 격사 작품을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주제에서는 청나라 궁정 격사 자수의 다양한 소재, 정교한 직조 기법, 그리고 뛰어난 색감을 조명합니다. 청나라 궁정 격사 자수의 소재는 단순히 길상을 의미하는 화조, 산수, 인물뿐만 아니라, 역사 이야기, 불교 및 도교와 같은 종교적 주제까지 포함됩니다. 특히, 강희 연간부터 중요하게 여겨진 〈경직도(耕織圖)〉와 관련된 파생 직물도 등장합니다. 청나라의 전성기에, 강남 지역의 소주(蘇州), 강녕(江寧, 현재의 난징), 항주(杭州)는 견직(絹織) 기술의 중심지였으며, 이른바 ‘강남 삼직조(三織造)’라 불리는 이들 지역은 궁정과 관청을 위한 화려한 옷과 비단을 전문적으로 제작하였습니다. 『청궁조판처활계당(清宮造辦處活計檔)』의 기록에 따르면, 건륭 시기의 궁정 격사 직조는 주로 소주직조(蘇州織造)에서 담당하였습니다. 궁정과 지역 간의 빈번한 교류 속에서, 18세기에 유행한 소주판화(蘇州版畫)의 화풍을 모방한 격사 작품이 등장하였으며, 이는 청대 직물사에 독특한 장을 남겼습니다.

세 번째 주제는 청나라 궁정에서 황제의 서화와 시문을 중심으로 제작된 직물 작품을 소개합니다. 이러한 작품들은 황제가 조판처(造辦處)에 제작을 지시한 것으로, 건륭제(1711-1799)가 쓰거나 그린 서화 및 황제가 쓴 예찬의 글을 궁정 화가의 회화와 결합한 예나 황실 소장품을 바탕 원고로 한 직물의 사례를 포함합니다. 또한, 대신이 건륭제의 시문을 필사하여 격사 작품으로 제작한 사례도 있으며, 대신의 모친이나 부인이 황제의 어필을 바탕으로 궁정에 진상한 자수 작품도 포함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는, 자희태후(慈禧太后, 1835-1908)의 어필 ‘수(壽)’ 자를 격사 기법으로 제작한 대형 수(壽)자 작품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청나라 궁정에 모인 이러한 격사 자수 작품들은 격자 자수의 기술, 예술적 감상 가치, 그리고 역사적 의미를 모두 갖춘 작품으로, 시대적 의미가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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