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소개
국립고궁박물원이 소장한 수학 고서는 풍부한 문헌 자료의 보고일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중국 수학의 발전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 ‘수학으로 보는 천지의 이치: 고궁의 수학 관련 고서’는 관람객을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여정으로 안내하며 수학이 의술·점술·천문·관상 등과 같은 실용 기술에서 청대에 세상을 다스리는 데 실질적으로 활용되고 하늘의 이치를 검증하는 ‘제왕의 학문’으로 격상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번 전시의 전체적인 흐름은 전통 한문화(漢文化) 속에서 수학이 발전해 온 과정을 따라 구성되었습니다. ‘선진 시대의 ‘하도낙서(河圖洛書)’에서 시작하여 수학 이론의 기초를 확립한 ‘산경십서(算經十書)’, 수학의 정점에 도달했으나 ‘예가 사라지면 재야에서 구한다’는 말처럼 후대에는 재야에서 그 전승을 찾아야 했던 송·원대의 ‘천원술(天元術), 민간의 실생활에 밀접하게 활용된 명대의 상업 산술을 거쳐, 나아가 명말 ‘서학동점(西學東漸)’의 흐름 속에서 청대에 이르러 중국과 서양의 수학적 사고가 깊이 있게 교류하고 논리적으로 융합되는 과정까지 살펴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송대의 《양휘산법(楊輝算法)》, 원대 주세걸(朱世傑)의 《신편사원옥감(新編四元玉鑑)》, 명대 이지조(李之藻)가 편찬한 《천학초함(天學初函)》 등 국립고궁박물원이 소장한 희귀하고 귀중한 선본(善本)을 엄선하여 선보입니다. 《천학초함》에는 서광계(徐光啟)와 마테오 리치가 공동 번역한 《기하원본(幾何原本)》이 수록되어 있어 서학이 동아시아에 전해지고 기하학이 중국에 도입된 중요한 역사적 순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청 강희 연간에 수학 지식을 집대성한 《어제수리정온(御製數理精蘊)》은 학문에 힘쓰고 서양 과학의 보급에 직접 나섰던 강희제의 역사적 면모를 생생하게 보여 줍니다.
고궁박물원 소장품의 독특한 점은 뚜렷한 ‘궁정’의 성격에 있습니다. 청나라 궁정에서 황제의 명으로 편찬한 방대한 과학 백과사전과 황제가 책상에 두고 직접 손에 들고 살펴보았던 서양의 측량·제도 기구는 고궁박물원 소장품의 ‘황권 주도’, ‘고금의 겸비’, ‘중국과 서양의 융합’이라는 특징을 뚜렷하게 보여 줍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러분을 고궁박물원으로 초대하여 옛사람들이 어떻게 수학으로 천지를 측량하고 광활한 우주와 천지를 탐구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